세상은 생각보다 여러가지 감정이 있고 사람이 있구나 싶다. 결혼식은 서울에서 하니 상견례는 울산에서 하자고 하고 상견례를 진행했다. 상견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남자친구 말에 의하면 모두 본인 예상범위 내라고 했다. 나도 상견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한두개 거슬리는 점은 있었으나, 이정도 스트레스 없이 진행되는건 인생의 재미가 떨어지는게 아니냐 정도의 수준이였다.
우리 부모님은 정말 멋진 사람이였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였다. 영원한 내 편일 부모님이였다. 그거 빼면 뭐가 있겠는가.
상견례 들어가기전에 나와 부모님은 서로 열심히 대화를 했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뭘 제안할 수 있고, 상대방의 제안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쓸데없는 토론이였다. 상견례때 해야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건 하지 않았다..... 그냥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시키며,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멋있는건 내 부모님 뿐이고, 내 부모님도 본인의 딸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셨다. 다른사람의 후기 보면 자기딸 무슨 도매급으로 팔아먹는듯 행동하는 부모들이 있다고도 했다. 우리는 구호외치듯 서로가 제일 소중! 멋진 존재! 하면서 들어갔다.
가끔 회사 면접을 보면 본인이 갑이라고 착각하는 면접관이 있다. 나는 상대방의 부모를 보고 가풍과 가족의 성격을 평가하는 것이고, 반대로 그 부모는 나를 평가하는 중인 말하자면 상견례는 서로가 서로를 평가하는 자리이다. 나와 내 부모의 입장에서 상견례는 상대방의 부모를 평가 하는 자리인 것이다. 내 딸이 내 아들이 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이상한 사람이면 어쩌지? 괜찮은 사람들일까? 이런저런 평가가 끝나면 내 결혼생활이 대충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도 가능하다. 회사 면접도 면접관이 괜찮은 사람이여야 회사에 대한 호감이 생긴다. 혹시나 내 후기를 보고 상견례를 갈 사람이 있다면 본인의 부모에게 당신은 갑이 아니며, 상대방은 부모를 통해 집안 분위기를 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라는 것을 주지시켜주기 바란다.
솔직히 말하자면 분위기는 괜찮았다. 겉으로는 문제도 딱히 없었다.
그저 우리 가족이 서로에게 얼마나 좋은 부모이고, 나는 내 부모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었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던 상견례였다.
※ 상견례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평균적으로 식장에 들어가기 3개월 전에 진행한다. 예물예단에 대해 말하는 가족도 있고, 안그런 가족도 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도 평소 어떻게 사귀었느냐에 따라 다르다. 우리는 서로의 경제사항을 다 알고 있었고, 상견례전 서로의 부모님이 무엇을 원하는 지 무엇을 줄수 있는지 꼼꼼하고 확실하게 체크 했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었다.
우리는 상견례를 해야, 결혼준비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의 의견을 수용하여 상견례를 준비시작과 함께 진행했다. 다른 말이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아 식장을 미리 잡고 갔으나, 예식장과 시기를 부모와 조율 해야 하는 가족도 있으니 이것 또한 가풍에 따라 매우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