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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_영화] 행복한 남자주관적인넷플릭스감상문/그럭저럭 2019. 4. 27. 13:00728x90
\넷플릭스 캡쳐화면 https://www.netflix.com/watch/81073387?tctx=0%2C0%2C%2C%2C
행복한 남자 | Netflix 공식 사이트
부와 성공을 좇아 가족을 떠난 공학도. 재능은 그를 코펜하겐의 상류사회로 안내하지만, 야심은 그를 예상치 못한 길로 이끈다. 삶과 행복에 대한 통찰로 가득한 드라마.
www.netflix.com
영화의 예고편과 제목을 보고서 행복한 왕자가 생각났다. 게다가 영화 설명도 마음에 들었다. 삶과 행복에 대한 통찰로 가득찼다니! 그동안 음모와 배신으로 점칠된 드라마만 보다 질린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삶과 행복! 두 단어가 주는 기대감이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좋았다. 외로운 천재가 야심을 가지고 자신의 숙명을 따르겠지! (예고편이 주는 정보를 보면) 서로를 향한 사랑을 끊지 못하는걸거야!
.....넷플릭스 한테 속다니...
너무 궁금했다. 분명 이렇게 괜찮은 설명이라면 본 사람도 많을거라고 여겼다. 나는 스포를 봐도 영화가 재밌는 사람이니까 괜찮지만, 꾹 참고 검색도 안해봤다. 혹시라도 뒷내용을 알아서 흥미가 떨어질까봐 무서웠다. 처음으로 스포를 보기 싫었다. 해볼걸. 영화 시작 전나오는 멘트를 보고,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았다. 원작이 있다면 적어도 마무리는 튼튼하고 납득이 가겠지.
아니였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시데니우스라는 이름은 성직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인공은 교구목사인 아버지와 대립한다. 그가 공학도이기 때문이다. 공학도가 왜? 그렇다. 소설의 배경이 아주 먼 과거이기 때문이다.
“언젠간 하늘을 나는 기계가 나올 지도 몰라요.” 라는 대사로 유추해 보자면 이 영화의 배경은 최소 1852년 이전이다.
하늘을 나는 기계, 비행기의 발명에 대해 검색해 보면, “1852년에는 프랑스의 지파르(Henri Giffard)가 증기기관으로 작동하는 기구를 통해 역사상 최초의 동력비행에 성공했다.” 라고 나오기 때문이다.
1852년 전이고, 교구목사인 아버지와 공학도인 아들에 대해 말하는 등장인물들의 대화로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페르의 전공인 공학, 그러니까 과학기술은 신에 대한 도전으로 비춰져 교구목사인 아버지에게 아들은 신의 뜻을 저버린 어둠의 길을 가려는 가련한 양이였을 테지. 그런 아버지의 가정에서 자란 페르(남자 주인공)의 선택이나 성격이 어느 정도 납득 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을 못 하는 사람. 지지 받고 사랑받야아 하는 가족에게 외면당하는 외로운 존재.
페르는 연약한 사람이다. 아버지를 어머니를 그리고 가족을 외면하지만,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당연히 그가 대놓고 사랑을 요구하진 않는다). 자신의 야망과 능력, 그리고 꿈에 대해 확신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극복할줄 모르는 사람. 영화를 보면서 페르가 천재가 맞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야망은 있지만, 배움을 게을리하는 사람이였다. 그가 천재였다면, 자신에게 부족한 지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채우는 작업을 할 텐데,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에만 매달린다. 여기서 그의 첫 번째 실수가 나온다. 아직은 배움에만 열의를 보여야 한다. 라는 교수의 말을 무시한 것.
내 감상과 달리 페르의 프로젝트는 투자할 곳을 물색하던 유대인 이반의 흥미를 끈다. 덴마크를 근대 산업 국가로 만들 겠다는 말이 얼마나 달콤한가. 게다가 페르는 자신의 프로젝트에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의 말은 달콤하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완벽하다. 그의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말이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반은 가족에게 페르를 소개한다.
천재 페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절대 빼놓고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등장인물이 있다. 야코베. 부유한 집안의 첫째. 형제 중 가장 많은 상속분을 가지고 있으며, 똑똑하다. 그녀에게는 나이가 많고, 부인과는 사별한 후 홀로 어린 딸을 기르는 부유한 약혼자도 있다. 이대로 약혼자와 결혼한다면, 그녀는 평탄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페르는 자신의 가족에게 끊임없이 가치를 부정당했다. 가족에 대한 반발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것이 그가 프로젝트에 더더욱 매달리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덴마크를 근대 산업 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마음의 이면에는 성공으로 부모에게 보이고 싶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페르가 야코베에게 반하는 순간은 모를수가 없다. 주변에서 천재라고 떠받들어 준들 그에게 의심이 없었을 리가 없다. 그러니 자신의 일이 대단하다 말해주는 야코베가 얼마나 멋져 보였을까. 심지어 야코베는 똑똑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페르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고려한다. 그는 그 순간부터 야코베만 바라본다.
이해되지 않은 부분은 페르가 프로젝트를 증명 받기 위해 오스트리아로 갔을 때, 야코베에게 한번도 편지를 쓰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그때 페르가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이런저런 일로 인해, 프로젝트는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프로젝트를 공격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이였을 테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는 연약한 사람이다. 프로젝트는 가망성이 없으며, 마침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체를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모든 것을 부정당하는 그 때 새로 부임한 교구 목사의 딸에게 반한다. 그의 두 번째 실수. 그는 너무나 쉽게 새로운 사랑에 빠진다.
결론만 보자면, 오히려 야코베에겐 잘된 일이 아닌가. 페르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임신을 했던 야코베는 낙태를 하고 돌아온다. 사랑과 아이 모두 잃은 야코베의 눈에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들어온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상속분을 미리 받아 학교를 세운다. 개인적으로 야코베의 서사가 너무 완벽했다. 주인공이 어째서 페르인 것이지?
이 소설의 서사는 야코베를 주인공으로 삼고 갔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약혼자가 있지만, 위험한 사랑에 빠져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여자. 너무나 연약해 한순간 도망간 남성을 붙잡지 않는 주인공. 그리고 아픔을 이겨내고 돌아온 그녀의 눈에 보이는 길잃은 아이들 자신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학교를 세우고, 자신을 보고 싶어하는 과거의 남자를 용서하는 야코베. 너무 완벽한 서사다.
삶에 대한 통찰과 행복에 대한 고찰은 없었지만, 덴마크어가 얼마나 듣기 좋은지 알 수 있었던 영화였다.
원작 소설이 궁금하지만, 한국에는 번역본이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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